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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안랩인!

14년 짝사랑 그녀를 얻은 동료의 실제 결혼 생활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모든 것을 공유하고 싶고, 서로의 힘이 되어주고 싶고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싶은 법! 하지만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남녀가 어느 날 갑자기 함께 산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군가 말하길 결혼은 '크런치가 들어간 초콜릿'이라고. 연애 당시에는 그렇게 달콤하기 그지 없었던 마음이 결혼이란 제도 안으로 들어온 후부터는 입안이 쓰기도 하고 목도 마르는 것이 마냥 달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다. 결혼하는 사람 모두에게 그 나름대로 이야기가 있지만 여기 조금 더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한 이들이 있다. 연하남을 사로잡은 박광순 과장, 14년 짝사랑의 우여곡절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은 조성권 대리, 그리고 전 안철수연구소 직원과 신구 안랩인으로서 부부가 된 공익선 선임까지. 평생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믿음과 신뢰로 화합하길 약속한 이들 신혼부부를 만나 그들만의 독특한 프로포즈 이벤트, 그들이 생각하는 결혼의 미덕 등을 들어보았다 

 

14년 짝사랑한 그녀와 결혼에 성공하다 (조성권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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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14년 동안 한 사람과 연애가 가능했나?

지금 아내를 두고 혼자 짝사랑했다가, 연애했다가 또 헤어진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정작 연애 기간은 그렇게 긴 게 아니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랜 시간 동안 만나고 헤어지고 웃고 울길 반복하는 많은 일이 있었고 어렵게 재회해 결혼에 골인했다. 원래 나는 강한 독신주의자였다. 하지만 아내를 만나 '같이' 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고 조금씩 변화했다. 짝사랑을 하면서 어떻게 사람이 사람 땜에 이렇게 가슴 아플 수 있는지 신기했다. 집이 가까웠는데 매일 그 집을 바라보며 저 너머에 그 친구가 살고 있다는 걸 믿기지 않아 했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 지금은 결혼까지 했다는 사실에 정말 행복하다. 가끔 이 때의 기억을 말하며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그 때 몰라준 게 아직도 억울하니까.

 

-결혼하기 전 아내에게 한 감언이설은? 

짝사랑하는 14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언이설을 했다. 정말 많은 편지를 썼고 그림을 그렸고 책을 쓰기도 했다. 매일같이 하루에 하나씩 편지를 써서 제본을 하고 3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매일 써야 한다는 생각에 대학 MT 때도 게임방에 가서 쓰기도 했다. 그런데도 당시에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해 바로 주지 않았다. 그녀 생일에 케익을 들고 집 앞에 서있다 못 주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 먹은 적도 있다.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나?

오래 알았던 사이다 보니 프로포즈를 하기도 좀 애매해서 잘 준비를 못 했다. 근사한 식당에 가서 웨이터에게 미리 반지를 맡겨놓는 정도였다. 무릎 안 꿇었다고 나중에 아내가 살짝 불만을 표했다 

-언제 결혼한 것을 실감하나?

회식 자리에서 회식이 늦은 시각까지 이어질 때 '신혼인데 일찍 들어가봐야 되는 거 아니냐'며 주변에서 신경을 써줄 때, 이제 나도 유부남이구나실감한다.

 

-만약 일과 결혼이 부딪히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가령 지방이나 해외로 발령이 나서 따로 지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물론 결혼 전나는 너의 꿈을 지켜봐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많이 고민이 될 것 같긴 하다. 서로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쿨하게 보내줄 수도 있지 않을까?

 

-결혼의 미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똑같은 점이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되는 것 같다. 퇴근할 때 누군가 날 기다린다는 생각이 들면 외롭지 않고 행복하다. 하지만 친구들과 늦게까지 만나느라 집에 일찍 들어가지 못 할 때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결혼을 한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거다. 지금까지 자유롭게 혼자 판단하고 영위하던 생활에서 벗어나 양쪽 집안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다. 그게 아직은 자연스럽지 않고 현실적으로 힘들기도 하다. 부부싸움은 남자들이 좀 져주는 게 좋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정말 쉽지는 않다. 져주다가도 한 번씩 울컥 하곤 하든데, 열 번 져주다가도 열한 번째 울컥하면 열 번 져준 게 무효가 되더라.

 

요즘 대세 연상연하 커플 (박광순 과장)

 

-남편이 2살 연하인데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회사 동료가 운동 동호회의 친한 회원을 소개했다. 만난 지 3개월 만에 상견례를 하고 그 후론 그야말로 고속도로였다. 부모님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평소 엄마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사람은 데려오지 말라고 했다. 연하남을 사귄다고 했더니올레~”를 외치셨다. 사실 2살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똑같이 70년대 생이니까 세대차이도 별로 나지 않고. 또 요즘 워낙 연상연하커플이 대세라 주변에서도~ 능력 좋다이런 반응이다.

 

-프로포즈는 어떻게 받았나?

상견례 이후 여행을 가서 받았다. 신랑이 풍선도 띄우고 촛불도 켜고 했다. 사실 나는 프로포즈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코드가 맞는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갈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결혼하기 전 연애를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나?

너무 안 만나봐도 지금 내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 있다. 경험이 쌓이면 과거게 했던 실수를 하지 않고 상대를 더 배려하지 못 했던 것을 새로 만나는 사람에게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니까.

 

-며칠 동안 모든 것에서 벗어나 싱글이 된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나?

여행! 딱 일주일 동안 교토나 경주로 가고 싶다. 사람들은 고정관념이 있다. 여행을 가거나 영화를 봤다고 하면 누구랑 함께 했냐고 묻는다. 하지만 무언가를 혼자 하는 시간이 정말 편하고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때 다들 혼자만의 여행을 꿈꾸는 거다. 

-부부가 한결 같은 마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혼을 하고 나면 정말 혼자만의 시간이 없다. 같은 공간에서는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게 아니니까. 진심으로 정신적인 공유를 하려면 초심 잃지 말고 서로 노력을 정말 많이 해야 한다.

 

-결혼의 미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끝까지 내 편이 되어 줄 한 사람이 있다는 것과 종족 보존을 통한 사회공헌? 하하. 사실 결혼을 해서 어떤 점이 좋고 안 좋냐보다도 행복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연애할 때 원하는 것만을 얻는 자유로움에서 타인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통한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 상대의 가족과, 그가 속한 조직 등을 배려하고 생각하며 생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힘들기도 하다.

 

소개팅녀? 알고 보니 옛 동료! (공익선 선임)

 

-부인도 안철수연구소 직원이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만났나?

내가 안랩에 2005년에 입사했고 아내는 2006년에 퇴사를 했다. 같이 근무한 기간이 약 1년 정도밖에 안 되고 그 1년 동안도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아내가 이직한 후 우리 둘을 다 아는 안랩 동료가 소개를 해줬다. 30살이 넘어서 소개팅을 하기 시작했는데, 만나면 성격이나 외모가 다 괜찮은데도나쁘지 않다는 느낌만 있을 뿐, 딱히 끌리는 사람이 없었다. 나이가 들어 그런가 생각했고 그 때문에 좀 우울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내를 만나니 떨리고 설레는 기분이 들더라. 사람마다 제 짝이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아내가 바로 내 소울메이트였던 거다.

 

-안랩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좋은 점은?

같은 회사를 다녔다는 사실을 그 전까지 인지하지 못 했는데 청첩장을 돌리면서 받는 사람이 겹치는 것을 보니 실감이 나더라. 사내에 아내를 아는 사람이 많으니 감시 당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보통 남자들이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들려주는 회사 이야기는 재미없게 마련인데, 아내가 전직 안랩인이다 보니 회사 일과 관련해 부담 없이 대화할 수 있어 좋다. 또 아내가 회사 일을 잘 이해해준다.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나?

컴퓨터로 하는 일밖에 모르니 동영상을 만들었다. 크리스마스에 놀러 가서 찍은 영상들을 구성해서 메시지를 전달했다.  

 

-결혼 후에도 한결 같은 마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혼 후에는 연애할 때만큼 긴장하지는 않는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셋팅(^^)이 안 된 상태에서 마주치면 매우 당황스럽다. 신혼의 느낌을 유지하려면 조금 긴장하고 자신을 더 가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는 아직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서 좀 걱정이 된다. 싸우는 것보다 푸는 게 문제이지 않나. 하지만 부부싸움은 누가 이겨도 상처뿐인 영광이기에 애초에 싸우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일과 결혼이 부딪히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가령 지방이나 해외로 발령이 나서 따로 지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우리 회사에는 핵심가치가 있다. 핵심가치가 있어야 어떤 고민되는 상황이 왔을 때 우선 순위를 따질 수 있다. 가정에도 문제가 생기면 판단 기준으로 삼을 핵심가치, 즉 가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절대로 가족은 떨어지지 말자라고 정했다. 행복하자고 같이 사는 거니까.

 

-결혼의 미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주말 스케줄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니 좋다. 일부러 계획하고 약속 잡고 하지 않아도 되니. 또 소소한 행복을 공유하는 것도 미덕이다. 최근 이사를 해서 페인트 칠을 다시 했는데 돈 주고 다른 이에게 맡겨도 되지만 일부러 우리가 직접 했다. 칠하면서 얘기하고 농담도 주고받는 이런 게 행복인 것 같다. 굳이 어디를 놀러 가고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아도 집안의 소소한 일을 함께 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것 같다. 연애할 때 못 해본 것, 요리 등은 함께 하면 재미있고 행복하다. 일상에서 이런 것을 찾아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Ahn 

대학생기자 박미영 / 고려대 산업정보디자인과

언제나 가슴 속에 간직한 문구 "행복은 습관입니다^^"
습관이 모여 행동이 되고 행동이 모여 삶의 태도가 될 테니 늘 건강한 미소와 흔들림없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행복하고 싶다. '보안세상'에서의 활동이 인생에 행복을 쌓는 또 하나의 활력이 되길 기대한다.

대학생기자 김혜수 / 숙명여대 경제학과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이 시대에
이렇게 먼저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합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 부디 제 손을 맞잡아 주시길!


사내기자 하동주 / 시큐리티대응센터(ASEC) 주임연구원

'착한 아이'라는 뜻이지만 '착잡한 아이'라고 더 많이 불리는 '착이'라는 별명을 가진 하동주 연구원은 오늘도 안철수연구소에서 동료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지키고 있다.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