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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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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꿈에 냉정한 현실 '골목 사장 분투기' 언제부터인가 IT 종사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치킨가게 사장님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20대인 내가 듣기에는 다소 뜻밖의 이야기였다. 대학생에게 꿈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대부분은 자신의 전공이나 직종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왜 사회에 뛰어든 직장인은 또 다른 길을 찾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이유를 불안정한 고용과 사회구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많은 IT에 종사하는 직장인은 힘든 업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고, 사회적으로도 '38선(38세가 되면 직장에서 퇴출된다), 45정(45세가 되면 정년)'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어려운 경제 사정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평생 직장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다. 인간 수명 1..
눈먼 자들의 도시, 백색 세상 통해 인간을 탐구하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다면 내 삶은 어떻게 변할까? 티 하나 없이 맑게 갠 하늘, 시릴 정도로 푸른 바다, 여름날 녹음의 싱그러운 초록,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 걸린 환한 미소... 우리의 삶에서 이런 반짝이는 것들이 한순간에 전부 사라진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1995년 주제 사라마구는 세상 모든 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모두가 눈이 먼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근원적인 본질과 가치에 대해 심도 있게 담아낸 그의 대표작, 눈먼 자들의 도시. 그가 이 작품을 통해 우리한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눈먼 자들의 도시는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 수많은 사람들을 격리시켜 놓은 수용소와 이름 없는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2008년 영화로 제작되어 인간의 본성에..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라 하는 '시크릿 하우스' "상식"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하고, 어떤 가치관을 선택하며, 어떤 인물을 존중해야 하며, 어떤 예절을 따라야 하며, 어떤 가정을 가져야 할지를 규정한다. 이렇게 상식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지만 어떤 누군구가 "왜 사람은 옷을 입어야 하지?"라고 질문한다면 그 질문 자체를 어색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왜냐면 그 질문은 "상식"에서 벗어난 질문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는 상식으로서 존재한다. 알람 시계가 늦잠 자는 나를 깨우고, 아침 햇살이 방 안에 들어와 방안을 비추고, 차를 타고 직장에 혹은 학교에 가는 것들은 상식에 벗어나지 않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것들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a.m 07:00 자명종 시계에서 동심원을 그리..
커피의 모든 것을 보여준 서울커피엑스포 2012년에 시작해 올해 2회째 열린 '서울커피엑스포'는 국내에서 열리는 커피 관련 박람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현대인에게 빠질 수 없는 기호식품인 커피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서울커피엑스포에는 200여개의 회사가 참여, 약 500개의 부스가 마련되어 작년 보다 한층 더 커진 규모로 진행되었다. 삼성역 코엑스에서 4월 11일부터 4월 14일까지 총 4일간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한 자리에!’ 라는 당찬 슬로건으로 국내외 많은 브랜드에서 커피 외에 차, 음료, 원부재료,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용품, 장비 및 설비, 샵 디스플레이 용품 등 많은 커피 관련 상품으로 박람회 장을 가득 채웠다. 입장부터 남달랐던 서울커피엑스포 이미 현대인의 필수 기호식품이 된 커피, 사실 이번 엑스포를 참여함에 있어서 얼마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기억 아웃소싱 시대를 읽다 신문사 사이트에서 최신 뉴스의 제목을 둘러보고 있을 때 새로운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울린다. 몇 초가 지나면 RSS 리더는 좋아하는 블로거 중 한 명이 새로운 글을 올렸음을 알려준다. 그로부터 또 몇 분 뒤 휴대전화에서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벨소리가 울린다. 동시에 스크린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새 글이 올라왔음을 알리는 불이 들어온다. 정말 많은 일이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위의 상황은 보통 상황의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우리는 이토록 놀라운 방해 기술의 생태계의 빠져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책을 한두 쪽만 읽어도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하더니 안절부절 못 하고 문맥을 놓쳐버리고 곧 다른 할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다루기 어려운 뇌를 잡아끌어 다시 글에 집중시키려 애쓴다. 예전처럼..